울산해양박물관은 울산 유일의 사립박물관이자 해양생태 전문 박물관으로 2011년 개관하였습니다. 주요 소장 및 전시품은 패각과 산호, 해양 생태 자원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패각과 산호는 박물관 설립자이신 박한호 관장님께서 50여년 동안 세계 70여개국에서 직접 수집한 것들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우리나라 해양 박물관 중 최고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울산해양박물관은 개관이래 국가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수주하여 지역민들과 박물관을 찾는 내방객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그 중 한 프로그램인 길 위의 인문학도 개관이래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에서는 ‘조개무덤[패총], 역사를 간직한 타임머신-조개가면 만들기”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조개무덤[패총]은 우리나라 신석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루어진 우리 조상들의 삶의 흔적을 잘 보존하고 있는 타임캡슐과 같은 존재입니다. 특히 신석기시대를 비롯한 기록이 남겨지지 않은 역사는 땅이 보존하고 있던 편린 하나하나를 해석해 가면서 짜맞추듯 완성해 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접하고 있어 일찍부터 사람들이 살아가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바다를 생활터전 삼아, 그곳에 주거지를 만들고, 바다를 이용해 먹기를 채취하면서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흔적들을 우리는 조개무덤이라는 유적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개무덤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선사시대 역사를 알아보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의 심화를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인문학적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여기에서 출토된 주요 유물을 교육 참여자들이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수 천 년의 시간적 간격을 뛰어 넘어 시공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쉘 아트로 불리는 패각공예는 또 오늘날 각광받는 예술 장르의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체험의 기회를 통해 패각공예의 아름다움과 기법 등을 체험해 보면서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와 함께 스스로의 의도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 봄으로써 창의력도 증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뿐만 아니라 패각, 즉 조개껍데기는 일반인들이 생각할 땐 그냥 먹고 난 뒤 버리는 쓰레기 정도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의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면서, 일상에서 우리가 아무런 생각없이 버리는 것들도 생각만 바꾼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자원 업사이클링’에 대한 생각도 다지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